올해의 인간은 저인 것 같습니다 - 2022년 회고

2023-01-15

2022년은 나에게 정말 역동적이고, 공사다망한 한해였다. 글을 못쓰는 편이라 다소 읽기 불편할 수 있지만, 일기라고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

올해의 물건

Macbook Air (2020)


올해의 물건은 단연컨데 Macbook Air 다. 사실 구매는 21년 12월에 했지만 22년 나와 함께 달려와주며 큰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고, 험하게 다뤄도 군말 않고 잘 살아있어 준 제품이다. 그다지 유복하지 않은 환경에서 비싼 자본재를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동기부여가 됐다. 왜냐하면 공부나 작업을 하기 싫다가도 맥을 보면 "어휴.. 저거 뽕 뽑기 위해서라도 해야지" 라는 마음에 키보드에 다시 손을 올려놓게 된다. 고단하고 피곤한 개발을 계속 해나가는 데 있어서 개발도구 테마를 예쁘게 세팅한다던가, 좋은 장비를 갖추는 것은 꽤나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올해의 경험

아르바이트

8월부터 지인을 통해 개발 알바를 했다. 감사하게도 학생 신분으로서도 알바를 할 수 있게 편의를 봐주셔서 학교를 다니면서도 계속할 수 있었다. 덕분에 생활비도 충당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개발자로서의 성장과 의사소통에 있어서 큰 성장을 했을 뿐 아니라 인간 자체가 많이 능동적이고, 생산적이게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오히려 내가 회사에 누가 되진 않았을까 항상 죄송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더 나은 내 업무 퍼포먼스로 보답하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또, 개발자로서도 비교적 레거시 기술을 이용한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본질적인 고민을 많이 하거나 기존에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모르고 썼다면 이제는 어떻게 동작하는지 앎에 따라 비교적 커스터마이징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의 활동

앱센터


대학교에 입학하고 앱센터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내가 꿈꿔왔던 동아리 그 자체였다. 앱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 구성원분들의 깃헙 페이지도 구경하고, 자기소개서도 정말 열심히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앱센터에 들어가서 안드로이드 스터디도 하고, 여름방학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MT도 갔다. 나 혼자 1학년인데도 편하고 유쾌하게 대해주시고, 재밌게 같이 프로젝트에 임해주시고,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 곁에 둔 사람들 중 가장 좋은 사람들인 것 같다.

올해의 사고

손목 부상


11월, IT 회사에서 알바를 하면서 학업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도중, 컨디션이 안좋아 이비인후과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감기약을 처방받은 후 전동킥보드를 타고 출근 중이었다. 그런데 회사 근처에 다소 깊게 파인 웅덩이같은 것을 못보고 그대로 킥보드가 빠져 중심을 잃어버리고 넘어진 것이다. 이 사고로 양 손목이 부러지고, 턱에 큰 상처가 났다. 이 사고는 내게 가족과 일상, 건강, 일할 수 있는 행복의 소중함을 깨닿게 해주었다. 사고가 난 후 셋째주까지는 혼자서 밥도 먹지 못하고, 씻지도 못했다. 그때 곁에서 도와줄 사람이 가족밖에 없음을 깨닳았다. 정말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손목을 다쳐서 제일 안좋았던건 통증도 뭣도 아닌 아무것도 못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었다. 앱센터 여름방학 프로젝트부터 개인적으로 생각해 놓은 프로젝트들까지, 정말 해야 할게 산더미인데 투두 리스트만 쳐다보는 내 자신이 한심하게까지 느껴졌다. 또 프로젝트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다쳐서 공백이 생긴 회사 분들과 앱센터 선배님들께 정말 죄송했다. 그래서 지금은 하루하루 일상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자신의 환경이 자신을 못 휘두르게 만드시길 바란다.

올해의 개소리

"1학년이잖아"


나는 여러가지 현재에 안주하게 하는 말들을 싫어한다. "아무것도 안하면 쓸모없는 사람입니까?" "걱정말아요 그대" "잠시 쉬어가도 돼" 등등.. 정말 "잠깐" 쉬어가기에는 좋은 말들이지만, 저 말들에 익숙해지고 그렇게 생각하고 안주하게 되면 결국 남에 대한 열등감과 경쟁의식으로 똘똘뭉친 내 성장동력을 잃는다고 생각한다. "1학년이잖아" "그 때 아니면 언제 노냐" 같은 말들은 그런 뉘앙스보다는 12년 힘겨운 대입을 위한 시간을 견뎠는데 1년 쯤은 놀아도 된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딱히 대입을 위한 힘겨운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고, 학력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 남들이 중/고등학생때 했던 노력을 미뤄두고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지 않으면 계속 3-4등급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지금으로서의 내 확신이다. 돈 받은 것 그 이상으로 일하고, 남의 기대 이상으로 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모두가 그렇게 살 의무를 갖고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노력을 부모님이 하셨거나 이미 한 사람들은 본인이 감당 가능한 선에서 쉬어가는 것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한보 물러서는게 아니라, 추진력을 얻기 위해 도움닫기 하는 것이다.

올해의 아티스트

The Volunteers


백예린은 원래 좋아했는데, 친구가 The Volunteers의 Summer를 추천해줘서 듣게 되었고, 노래가 좋아 The Volunteers 노래를 정주행해 지금은 팬이 됐다. 특히, "Let me go!"는 지친 삶에 에너지를 확 불어 넣어주는 노래다. 코딩하다 루즈해질 때 들으면 폭풍코딩 쌉가능이다 🧑‍💻 발룬티어즈 덕에 부산 락페스티벌에도 가고, 스무살의 가장 빛나는 추억으로 남았다. 처음 추천해준 동기와 이 시간을 함께 해준 친구에게도 감사하다.

올해의 극복

짧은 입

올해 처음 먹어보거나 잘 안먹던 것을 극복한 음식들이다. 환경이 바뀌고 밥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 바뀌면서 먹는 음식의 스펙트럼도 넓어졌고, 안먹어본 음식에 대한 막연한 포비아를 극복하고자 잘 먹고 다닌 결과 현재는 해산물 포비아도 거의 없어졌다. 특히 마라탕을 먹을 수 있게 돼 앞으로도 사회생활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

  • 생선회와 초밥
  • 육회
  • 낙곱새
  • 쭈꾸미
  • 꼬막
  • 그 외 해산물들..
  • 마라탕/마라훠궈
  • 고수가 들어간 쌀국수
  • 아보카도/반미

올해의 감정

감사함

2022년은 그야말로 "감사한" 한해였다. 대학교에 입학해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 그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이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마중물이라고 생각하고, 그 어려움마저도 감사한 감정뿐이 안든다. 이제, 이 감사한 감정에 보답하는 2023년 한해가 되어야만 한다. 그런 적당한 압박감을 갖고 올 한해도 잘 살아가 보자. return 0;